2025년 3월 2일 사순전주일
루가 9:28-36
28 ¶ 이 말씀을 하신 뒤 여드레쯤 지나서 예수께서는 베드로와 요한과 야고보를 데리고 기도하러 산으로 올라가셨다. 29 예수께서 기도하시는 동안에 그 모습이 변하고 옷이 눈부시게 빛났다. 30 그러자 난데없이 두 사람이 나타나 예수와 함께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들은 모세와 엘리야였다. 31 영광에 싸여 나타난 그들은 예수께서 머지않아 예루살렘에서 이루시려고 하시는 일 곧 그의 죽음에 관하여 예수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32 그 때 베드로와 그의 동료들은 깊이 잠들었다가 깨어나 예수의 영광스러운 모습과 거기 함께 서 있는 두 사람을 보았다. 33 그 두 사람이 떠나려 할 때 베드로가 나서서 “선생님, 저희가 여기서 지내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저희가 초막 셋을 지어 하나는 선생님께, 하나는 모세에게, 하나는 엘리야에게 드리겠습니다.” 하고 예수께 말하였다. 무슨 소리를 하는지 자기도 모르고 한 말이었다. 34 베드로가 이런 말을 하고 있는 사이에 구름이 일어 그들을 뒤덮었다. 그들이 구름 속으로 사라져 들어가자 제자들은 그만 겁에 질려버렸다. 35 이 때 구름 속에서 “이는 내 아들, 내가 택한 아들이니 그의 말을 들어라!”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36 그 소리가 그친 뒤에 보니 예수밖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제자들은 아무 말도 못하고 자기들이 본 것을 얼마 동안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오는 수요일은 제의 수요일이고 이제 우리들은 40일 동안의 광야 훈련을 시작하게 됩니다. 그 40일이 오기 전에 마음을 단단히 먹고 전투 준비를 하라고, 오늘 이제 예수님의 영광스러운 모습을 묵상하도록, 교회력의 성서 정과는 ‘주님의 놀라운 변모’를 묵상하도록 초청합니다. 이 신비롭고 감동스러운 순간은, 베드로와 요한과 야고보가, 바로 예수님이 예루살렘에 입성하셔서 모진 수난을 당하는, 그 고난의 시기에 그들을 지탱해 주는 힘이 되었을 것입니다.
추운 나라, 몽골에 몇 번 가본 적이 있는데요. 거기 선교사들 사이에 하는 말이 있어요. 몽골에는 7월, 8월 9월에 꽃이 한 200 종류가 피어난대요. 그리고 정말 들판도 예쁘고 사람들도 나와서 즐겁게 지내고 그러는 시절인데, 이 계절에 몽골에 처음 온 선교사들은 한 7년, 10년도 잘 버틴대요. 근데 꽁꽁 언 겨울날, 맨날 땅도 하늘도 꽁꽁 얼어있는 그런 때 온 선교사들은 추위에 질려가지고 한 일 년쯤만 지나도 ‘아 집에 가고 싶다’ 이러고 힘들어한다고 그런 말을 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모든 선교사가 다 그런 건 아니지만 그 아름답고 정말 꽃 피는 그 시절에 대한 기억이, 길고 어두운 계절을 견디는 힘이 된다는 것을 실증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러한 신비한, 꿈과 같은 신앙의 체험은, 개화기에 처음 신앙생활을 했던 세대들에게서도 많이 나타납니다. 어떤 나이 드신 분의 말씀을 들으니까, 당신 할아버지께서 일찍 돌아가셔서, 할머니가 어린 나이에 과부가 되어, 그 옛날에 뭐 신주단지라고 해서 쌀 같은 거 넣어놓고 조상이라고 절하고 그러던 게 있었나 봐요. 그런 것들을 다 꺼내가지고, 대낮에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다 불 살라 버렸다는 거예요. 그래가지고 그 문중에서 ‘저런 이상한 놈이 있나’ 그래가지고 내쫓아서, 아들 둘 8명 데리고서 쫓겨나서 갈 데가 없으니까 숭실대 앞에 조그맣게 국박집을 하여, 그 자식들 정말 잘 교육을 시켜 훌륭하게 장성하게 했다는, 그런 얘기를 들었습니다. 이렇게, 신앙의 초창기에 이겨내신 분들에게는 극적이고 생생한 체험이 있었지요.
또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도 있습니다. 한 2시간 걸어야지 교회 갔는데, 그 때는 매일 새벽 예배가 네시잖아요. 그러니까 두시 경부터 일어나서 매일 교회에 나가 기도를 하고 오는 거죠. 그렇게 매일 기도를 하러 가는데, 어느 눈이 많이 온 날 호랑이가 마주친 거예요. 그래서 야 이제 죽었구나. 여기서 그냥 죽기 전에 기도라도 하자 그래가지고 거기 막 땀을 흘리면서 이렇게 기도를 했대요. 그러다 보니까 날이 밝았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렇게 진짜 호랑이 때문에 정말 죽자 사자 기도하고, 그런 하느님을 체험하고, 그런 생생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그런데 이렇게 한 세대, 두 세대, 세 세대, 네 세대 이렇게 내려가면, 그 집안이 정돈이 돼서 참 뭐 우여곡절도 없고 잘 모든 것이 그렇게 된 있지만, 모태신자(못해신자)라고 하는 자조적인 표현에도 있는 것처럼 그냥 신앙생활이 뜨거운 것도 아니고 차가운 것도 아니고 체험적인 것도 별로 없고 이런 식으로 좀 변하는 면도 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것은 영성가들이 ‘영혼의 어두운 밤’이라고 표현한 것과 같은 흐름인 것 같아요. 하느님을 처음 알아갈 때는 하느님께서 우리들에게 감미로운 그런 체험을 허락하셔서 우리의 열정을 뜨겁게 불러일으켜 주시지만, 우리의 신앙 생활이 이유식을 마치고 단단한 음식을 먹게 되었을 때는, 무미건조하고 단단한 그런 꾸준한 신앙 생활이 계속된다고 합니다.
하느님께서 우리들에게 그런 감격적인 선물을 주실지, 우리들에게 무미건조한 하루하루의 일상생활을 허락하실지, 그것은 하느님께서 택하실 일이지만, 우리는 갈망해야 될 것은, 감미로운 체험이 아니라, 주님께서 옆에 계시고 그 주님으로부터 힘을 얻는 것, 그것이어야 합니다. 어떤 느낌인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하느님과 꾸준히 함께한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되새겨야겠습니다.
이제 사순절 시작하는데요. 어떤 주일학교 선생님이 야 우리. 사순절 동안에 자기가 좋아하는 거 하나씩 안 하도록 하자. 그래가지고 자기는 초콜릿을 너무 좋아하는데 초콜릿을 40 동안 안 막 그랬다는 거예요. 그랬다가 40 동안 내내 ‘내가 다음에 또 초콜릿 안 먹는다고 얘기하라 봐라’ 그러면서 너무너무 고통스러워했다고 하더라고요.
여러분들의 생활을 바꾸고, 정말 흘러가는 방향이 아닌 반대 방향으로, 사소한 데서부터 뭔가를 시도한다는 것은 얼마나 힘든 일인지 모릅니다. 그럴 때마다 우리 주님께서 하늘에서 영광스럽게 변화되신 모습을 기억하고, 또는 우리가 신앙생활을 하면서. 주님께로부터 힘을 얻었던 그런 놀라운 체험들을 기억하면서 그 어려운 순간들을 잘 이겨내면서 이 복된 사순절의 신앙생활에 용감하게 나아가시고, 또 우리들의 일상에서 만나는 모든 어려움과 근심 속에서도, 주님의 힘을 얻어서 어 극복해 내는 여러분들이 되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